20일 중국의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R1'이 세상에 등장한 지 1년이 흐른 가운데, 글로벌 AI 경쟁에서 국가 주도의 전략 발전이 가능한 중국이 장기적으로 미국보다 경쟁 우위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제학자 출신인 테즈 파리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경제 논설위원은 18일(현지시간) '중국이 AI 레이스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미국이 지금은 AI 대형언어모델(LMM)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장거리 마라톤에 비유되는 AI 경쟁에서는 중국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모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물 경제로의 채택과 배치"라면서 "중국의 장기적 국가 주도 산업 전략은 이에 대한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AI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한 뒤 연구, 인재,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에 따르면 민간 부문 AI 투자 규모는 미국이 중국보다 크지만, 중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고려하면 실제로 투입된 자본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 AI 사용이 늘어날수록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 생산이 증가해야 하는데 태양광이나 풍력 등 대체 에너지에 대해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비교해 중국 상황이 낫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현재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으나, 간소화된 규제와 에너지 가용성에 힘입어 빠르게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분석기관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리아 파이는 "중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구축이라는 자본 집약적 사업을 국유 통신사가 더 많이 담당한다"라며 "중국 기술 기업들이 부담하는 투자 리스크가 더 적다는 뜻"이라고 했다.
파리크 논설위원은 중국이 첨단기술 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망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현재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피지컬 향후 AI 구현에서도 강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월 당시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은 공동 발표한 논문을 통해 R1 모델의 훈련 비용에 29만 4000달러(약 4억 821만원)가 들었으며,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의 H800 칩 512개를 사용했다고 밝혔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경우 지난 2023년 기초적인 모델 훈련에 1억달러(약 1389억원)보다도 더 큰 비용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어, 가성비 차이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다만 딥시크는 지난해 1월 이후 7차례의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나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의 대(對)중국 최첨단 칩 수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엔비디아의 칩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국산 칩 사용을 장려했으나, 첨단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 연산 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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