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찬형이도 고깃집 알바하며 눈물 삼켰는데”…독립리그 ‘신화’ 위해선 ‘배고픔’부터 해결해야 [SS화성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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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찬형이도 고깃집 알바하며 눈물 삼켰는데”…독립리그 ‘신화’ 위해선 ‘배고픔’부터 해결해야 [SS화성in]
왼쪽부터 화성코리요 이희성 투수코치, 박찬형, 신경식 감독의 모습. 화성 | 박연준 기자 duswns0628@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화성=박연준 기자] “(박)찬형이도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참 고생이 많았다. 선수들이 최소한 배고픔 걱정 없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한화 황영묵(28)에 이어 지난시즌 독립리그 출신 스타 선수로 떠오른 롯데 박찬형(23). 그의 화려한 1군 데뷔 이면에는 눈물겨운 생존 투쟁이 있었다. 야구장 아르바이트 일은 물론, 고깃집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며 어렵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언제까지 독립리그 선수들이 이런 악조건 속에서 ‘기적’만을 바라야 할까.

박찬형이 타격에 임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은 지난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발굴한 최고의 원석이다. 지난해 5월까지 독립리그 화성 코리요 유니폼을 입고 뛰던 그는 입단 한 달 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성적은 놀라웠다. 48경기에 나서 타율 0.341, OPS 0.923을 기록하며 자신의 재능을 증명했다.

매일 8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잇던 시절을 떠올린 그는 “지난해에는 일을 하면서 비시즌을 준비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소회를 밝혔다.

롯데 입단 당시 박찬형(가운데)이 화성코리요 정진구 대표(오른쪽)와 신경식 감독(왼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화성시 코리요
선수들의 이토록 힘겨운 사투를 지켜보는 지도자의 마음은 미안함으로 가득하다. 박찬형을 키워낸 화성 코리요 신경식 감독은 스포츠서울과 만나 “우리 세대에는 배고픈 게 당연했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그런데 여전히 배고픈 선수들이 너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회비’다. 현재 독립구단 대부분이 선수들에게 회비를 걷어 운영한다. 대학 졸업 후 20대 후반, 많게는 30대인 선수들이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는 쉽지 않다. 결국 ‘투잡’이 강제되는 구조다.

신 감독은 “회비 면제가 절실한 이유다. 선수들이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에 입단하는 박찬형(가운데)이 프로 진출 후 본인의 사인 1호, 2호 공을 화성특례시 정명근 시장(왼쪽)과 박종선 화성시체육회장(오른쪽)에게 전달하는 모습. 사진 | 화성시 코리요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지자체 이름을 달고 뛰어도 예산은 시립 축구단 수준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야구에 대한 실질적인 행정 지원은 너무나도 부족한 셈이다.

신 감독은 “구단에서 스폰서 유치를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현장 파트에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크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찬형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광주 | 박연준 기자 duswns0628@sportsseoul.com
코리요의 이희성 투수코치 역시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과거 고양 원더스 소속으로 김성근 감독의 조련을 거쳐 LG 유니폼을 입었던 ‘독립리그 1호 프로 진출 투수’다. 누구보다 이 생태계를 잘 아는 이 코치는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지자체가 힘을 실어준다면 더 많은 보석이 발굴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독립리그 출신 스타는 주로 타자 쪽에 쏠려 있다. 투수 쪽은 한화 윤산흠 이후 이렇다 할 스타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그는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들은 많지만, 다들 경기 운영 능력이 아쉽다. 위기 상황에서의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야 프로에서 승산이 있다. 올해는 코리요에서 실력 있는 투수를 배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성공한 선배로서 책임감도 막중하다. 박찬형은 “(황)영묵이 형과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잘되어야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온다는 것”이라며 “독립리그에 원석이 많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제2의 황영묵, 박찬형이 나오기 위해선 선수들의 개인적인 ‘독기’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그들이 야구공 대신 불판을 닦아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야구계와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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