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를 대표하는 도톤보리에서 걸어서 10분가량 가면 현대자동차 일본법인에서 운영하는 고객경험센터(CXC)가 있다. 현지에서 두 번째로 큰 정유회사 이데미츠코산이 몇 년 전까지 과거 주유소로 운영하던 부지에 둥지를 틀었다. 다른 자동차 선진국에 비해 더딘 편이긴 하나 일본에서도 서서히 일고 있는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한 단면이다.
현대차 오사카 CXC는 이 회사가 일본에서 파는 전기차 모델을 전시하고 고객이 간단한 정비도 받을 수 있는 간사이 지방 거점이다. 대로변 목이 좋은 곳에 있어 오가는 행인이 많아 일본 진출 초창기부터 점찍어둔 장소라고 한다. 고객이 주문한 아이오닉5가 출고장에 있었는데, 납차장소인 출고장을 밝게 꾸며 그 자체가 쇼룸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과거 일본에서 철수했다 2022년 전기차를 앞세워 재진출했다.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마련한 현지 첫 번째 CXC가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반면 오사카 CXC는 현지 젊은 세대는 물론 관광객이 몰리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았다.
코테카와 쥰이치 현대차 오사카CXC 시니어매니저는 "과거부터 오사카 일대가 상거래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간사이 일대 고객층은 가격이나 프로모션에 민감한 편"이라며 "다른 지역과 달리 오사카는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 판매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올해 5월 문을 연 이후 지금껏 100대가량 판매했다"고 말했다.
일본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지에서 올해 1~9월 759대를 팔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618대)을 넘어섰으나 주요 시장에 비해 적은 편이다. 비슷한 시기 현지 영업을 시작한 중국 BYD는 같은 기간 2977대 판매고를 올렸다. BYD는 현지 업체와 제휴한 판매망을 활용해 적극적인 확장전략을 펼친다.
일본은 자국 완성차 브랜드가 발달해 외산 자동차의 시장 확대가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내연기관 기반의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점도 현대차에겐 걸림돌이다. 현대차는 일본에 전기차만 들여와 온라인 중심의 영업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CXC는 표현 그대로 고객의 전기차 경험을 늘리기 위한 접점 성격이 짙다. 온라인 경험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시설로 센다이(6월)·후쿠오카(7월)에도 추가로 전시공간(쇼룸)을 선보였다. 연말까지 도쿄·사이타마 등 수도권 지역에 오프라인 시설을 더 열기로 했다. 해외 첫 공식 브랜드 팬덤인 '현대 모터클럽 재팬'이 올해 8월 출범, 현지 저변을 늘려나가고 있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스터가 '효자' 노릇을 한다. 경형 SUV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으로 일본 내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점을 감안, 올해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코테카와 시니어매니저는 "경차 크기 전기차인 닛산 사쿠라와 비교하는 고객이 많은 편인데, 인스터가 크고 항속거리가 2배 이상인 점을 염두에 두고 교체하는 고객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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