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사상 최대 투자액이다.
특히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 전액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수소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그룹이 16일 공개한 국내 투자계획은 직전 5년 동안 국내 투자 89조1000억원을 40%(36조1000억원)를 웃도는 규모다. 125조2000억원을 연평균 투자 금액으로 환산하면 25조400억원이다.
우선 AI,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분야에 50조5000억원,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지속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및 경상 투자에 각각 38조5000억원, 36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 및 수출 기지로 육성해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을 증대시킬 방침이다. 지난해 218만대였던 완성차 수출을 2030년 247만대로 늘리고, 전동화 차량 수출은 지난해 69만대에서 2030년 176만대로 2.5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던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 AI,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 AI 역량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AI 모델 학습 및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고전력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피지컬AI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AI 학습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PB(페타바이트)급 데이터 저장소를 확보한다.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의 중추를 담당할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AI를 통해 대규모 행동 데이터를 학습한 로봇의 완성도 및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를 통해 실제 산업현장 투입 전 신뢰성을 최종 검증하는 혁신 실증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 맞춤형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도 조성한다. 자체적인 로봇 제품 생산부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까지 넓힌다.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위해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기 개발 등에도 투자한다.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PEM 수전해기 및 수소연료전지 부품 제조 시설을 건립해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
향후 정부, 지자체 등과 협의해 AI, 수소, V2X 등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핵심 신기술을 접목한 수소 AI 신도시가 조성되도록 투자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동남권(울산,창원), 서남권(광주, 전주), 중부권(아산,진천,서산, 충주, 천안), 대경권(대구, 경주, 김천), 경기지역(화성,광명,평택)에 운영하는 완성차 공장 및 부품 공장에 향후 5년간 수십종의 신차 투입을 위한 라인 고도화에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
신규 공장도 건설된다. 내년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이 준공되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기아도 경기도 화성에 PBV 전용 신규 전기차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에 LNG 자가발전소 건립을 추진, 고로 효율 향상 투자에 수천억원을 투입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충전소 등 인프라를 전국에 확대 설치한다.
세부적으로 신사업투자는 AI 자율주행, AI 자율제조, AI 로보틱스, 전동화 및 SDV, 수소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좌우할 첨단 분야에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
AI 자율주행은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차량 주변을 스스로 인지하고, 실시간으로 판단해 주행하는 기술로, 현대차그룹은 엔드 투 엔드 딥러닝 모델 기반의 '아트리아(Atria) AI'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포티투닷 및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과 해당 기술 구현을 앞당긴다. AI와 로봇, 디지털 트윈 기술을 융합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 스스로 공정을 운영 및 최적화하는 미래 AI 자율제조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최근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술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발표하는 등 SDV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2026년 하반기 차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중앙집중형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카(시험차)'를공개하고, 기술 검증을 거쳐 양산차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역량 지속 강화를 비롯해 900km 이상 주행거리를 갖춘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배터리 기술 내재화 투자도 강화한다. 또 수소 생산과 공급, 저장, 활용 등 가치사슬 전 주기에 걸쳐 수소 사회 조기 실현을 위한 생태계 구축 등 수소 에너지 사업 추진 속도도 높인다.
R&D 투자는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기 위해 신제품 및 핵심 분야기술 개발 확보에 투입된다.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시장별로 현지 소비자의 요구와 환경을 반영한 지역 특화 차량 및 기술 전략을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경상투자는 미래 제조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 생산 설비 효율화 및 제조 기술 혁신, 고객 서비스 거점 확대 등에 활용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는 서울시의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건설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글로벌 혁신거점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기대되는 GBC는 건설 기간은 물론 완공 후에도 상권 활성화 등 대규모 파급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한다.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1차는 물론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한다.
현대차?기아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가 부품 등을 현대차그룹 미국생산법인(HMGMA),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 등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관세를 매입 가격에 반영, 지원할 계획이다. 총 지원 규모는 향후 1차 협력사의 수출 실적 집계 후 확정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대한민국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협력사 관세 지원과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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