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지 40주년이 되는 새해에 더 큰 도약을 준비한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진출 첫해 16만대에 이어, 이듬해 26만대를 팔았다. 하지만 미흡한 품질 관리와 정비망 부족 등의 문제로 미국 진출 초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위기를 맞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이에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강조했고, 1999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깜짝 놀랄 만한 ‘10년·10만마일 보증수리(워런티)’를 내세워 품질 이슈를 정면 돌파했다. 이후 현대차는 미국 내 최고 권위의 수상과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거듭났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발표한 충돌 안전 평가에서총 21개 차종이 탑세이프티픽(TSP)+ 및 TSP 등급을 획득해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최다 선정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미국 유력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으로 이어지는 3대 경영진을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미국에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89만6000여 대를 판매해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량 달성을 앞두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에도 불구, 차량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현지 생산 증가와 판매 믹스 변화를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도 돋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8월 오토모티브뉴스의 ‘100주년 기념상’을 받는 자리에서 “할아버지이신 정주영 창업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은 지금 현대차그룹 핵심가치의 근간이 됐고 아버지이신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안전, R&D에 대한 신념은 현대차그룹의 경영철학에 깊이 각인돼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5% 미국 시장 차 관세 장벽을 비롯해 테슬라와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공세, 전기차 보조금 종료, 자율주행 등 여전히 많은 숙제도 안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최첨단 제조 혁신 거점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준공하며 미국 120만대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서는 등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도약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김희정 기자 h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