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10조원을 넘어선 현대건설과 지난해보다 3배 가량 수주액을 늘린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실적이 눈길을 끈다. 일부 건설사들은 공사 현장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수주를 축소하거나 줄인 사례도 나타났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현대건설이 10조510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4위에 오른 건설사들이 모두 5조원을 넘어서며 역대급 수주 실적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2조7489억원)과 개포주공6·7단지(1조5138억원), 장위15구역(1조4660억원) 등 6곳의 서울 재건축 재개발 사업과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부산 연산5구역(7657억원) 등 총 11건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보다 3배 많은 9조2388억원을 수주하며 정비사업 수주 2위로 올라섰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사업지 14곳 중 13곳이 서울 소재 정비사업지다. 현대건설과 경쟁 끝에 따낸 한남4구역(1조5695억원)을 비롯해 신반포4차(1조310억원), 여의도 대교(7987억원), 개포우성7차(6757억원) 등 알짜 사업지에서 수주실적을 쌓았다. 이 밖에도 장위8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울산 남구 B-04(6982억원) 등 재개발 사업들을 수주했다.
3위는 GS건설이 차지했다. 도시정비 수주 총액은 6조3461억원으로, 지난해(3조1098억원)의 두 배를 기록하며 4위에서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썼던 2022년(7조1480억원) 이후 3년 만에 다시 6조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GS건설은 잠실우성(1조6427억원)을 수주하며 강남권 도시정비 단독 수주에 다시 성공했다. 이밖에 성북1구역(9278억원), 중화5구역 6498억원), 봉천14구역(6275억원)등 서울에서만 6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부산 수영1구역(6374억원)·사직3구역(4082억원) 등 비수도권에서 4개 사업을 따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2위에서 올해 4위로 밀려났다. 수주 총액은 5조9623억원으로 지난해(4조7191억원)보다 늘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성남 은행주공(1조2972억원), 방배15구역 재건축(7553억원), 수택동 재개발(8421억원) 등 이수 극동·우성 리모델링(1조9796억원) 등 7건을 수주했다. 다만 지난 4월 광명 신안산선 사망사고 발생을 계기로 정비사업 수주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2건(전라중교일원구역, 신길2구역)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수주고를 기록하면서 8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조5974억원에서 올해 4조8012억원을 기록했다. 용산 전면1구역(9244억원) 재개발 사업을 필두로 미아 9-2구역(현대건설 주간), 신당10구역(GS건설 주간) 등 서울 정비사업 수주를 3건으로 늘렸다. 총 9건 중 6건은 비수도권(부산 3건, 대전 1건, 인천 1건, 원주 1건)에서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5위에서 6위로 하락했지만, 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9823억원에서 3조7727억원으로 늘었다. 성남 신흥3구역 재개발(1조2687억원)과 문래동4가 재개발(4673억원), 유원제일2차(3702억원), 청파1구역(3556억원) 등 9건을 수주했다. 마포 중동 78번지와 부산 광안동 373 일원 가로주택 정비사업도 2건 따냈다.
DL이앤씨의 수주액은 한남5구역(1조7584억원), 증산4구역(1조18억원), 장위9구역(5253억원), 연희2구역(3993억원) 등 3조6848억원이다. 지난해보다 세 단계 오른 7위를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7배에 달하는 3조3668억원을 수주해 10대 건설사 중 8번째로 많은 수주 실적을 거뒀다. 이중 서울 사업지는 상계5구역(4257억원), 송파가락1차현대(4167억원), 미아4의1구역(4147억원),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3522억원) 4곳이다. SK에코플랜트는 면목7구역과 시흥1동 모아타운 3·4구역, 광명 13-1·2구역 통합 재개발 등 3건을 주수했다. 연간 도시정비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3250억원 줄어든 9823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 현장 붕괴 사고 이후 정비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해 수주실적이 없다.
이지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침체로 토목, 공공 등 발주가 많이 줄었던 탓에, 도시정비 수주에 많이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방은 미분양이 남아 있어 서울과 주요 광역시 도시정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압구정, 성수, 여의도, 목동 등 서울 핵심 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압구정4·5구역과 성수 1·4지구, 여의도 시범, 목동 신시가지 등이 주요 사업지로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80조원대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상위 5개 시공사들이 독식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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