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사진)이 올해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공소청 출범 이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검찰에는 여전히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권한과 역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시절 대변인을 지낸 구 대행은 78년 역사의 검찰청 문을 닫는 마지막 검찰총장 대행이 될 예정이다. 구 대행은 31일 신년사에서 “새해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검찰은 국민이 지지하는 기관이 되어야 하고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이 되기 위해선 국민이 검찰에 대한 효용감과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청은 새해 10월 폐지되며, 이를 대신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설립된다.
구 대행은 ‘국민’을 총 21차례 언급하며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검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지금 전에 없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 있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때 ‘보람 있는 일’의 의미와 기준은 검찰 내부가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설정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들 입장에서 검찰이 필요하고 맡은 일을 잘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는 점이 느껴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기력감이나 냉소적인 태도보다 우리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구 대행은 또 “실제적 진실의 규명,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 신속한 범죄피해자 보호, 면밀한 사법통제를 통한 인권보호 등 검찰이 그동안 잘해 왔고, 앞으로도 반드시 잘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며 “이런 가치들을 통해 국민의 삶이 평온할 수 있도록 하고 검찰은 그곳에서 일하는 보람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체계 전반을 둘러싼 제도와 환경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검찰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분명하다”며 “국민 곁에서 차분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흔들림 없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자 미래”라고 부연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