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휘발유차 등 내연기관 차를 폐차하거나 매각한 뒤 전기차를 사면 보조금이 최대 100만원 더 주어진다. 사진은 2일 서울 한 대형마트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기후부는 지난 1일 2026년도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사실상 늘어난 보조금 규모다. 매년 100만원씩 인하하던 전기승용차 보조금 예산 단가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고, 기존에 소유하던 내연차(출고 3년 이상 경과)를 폐차 또는 판매하고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별도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전환지원금은 기존 받을 보조금이 500만원을 넘는다면 100만원, 그 아래라면 액수에 비례해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이 증액된 만큼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내연차를 대체해야 지급한 의미가 있는데, 가족 간 내연차를 주고받은 후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엔 제도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후부는 이에 대해 형식적 전환으로 볼 수 있는 가족 간 증여?판매는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더 정확히는 부부간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을 포함한 직계 가족 간 차를 주고받는 경우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데, 대신 삼촌?이모?고모?조카 등 친척 관계는 물론 형제?자매 간 거래에 대해선 명의를 돌리고 보조금을 받는 방식이 가능하다.
다만 기후부는 이에 대해 오히려 실효성을 검토했기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한 가정 내에서 기존 내연차를 증여해 유지하고, 전기차만 추가 구매해선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기후부는 보조금 지급 자체보단 전기차 사용을 늘리고, 내연차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직계 가족간 증여?판매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서영태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이 지난달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 방안을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서영태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브리핑을 통해 “행정 제도 이행 과정에서 확인에 소요되는 비용이 너무 큰 경우”라며 “직계존비속 외 친족 여부를 확인하려면 소요되는 행정 비용이 너무 크다. 다만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운 정도가 있고, 비위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면 추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가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전기차 활성화다. 내연차를 당장 감소하진 않더라도 전기차를 구매한 사람이 전기차는 타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그런데 부부 등 한 가정 내에서 내연차를 증여하고 새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여전히 내연차를 쓸 수 있다. 따라서 이후에도 내연차 사용이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형제의 경우 독립돼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고, 서 정책관의 말처럼 행정 절차가 늘어나면서 공무원의 업무적 부담이 불필요하게 과도해진다는 게 기후부 설명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어 “이번 정책에서 중국의 이구환신 제도를 일부 참고했다. 중국은 전기차를 전기차로 바꿔도 주지만 우리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내연차 전환을 조건으로 한 것이다. 또 요건이 너무 까다로우면 부작용이 생길 것도 우려했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구매보조금 개편에 대해 오늘부터 10일간 공개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차승윤 기자 chasy9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