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에 대해 국제사회는 ‘중국 겨냥’이 본질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번 사태가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4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공습은 한 달 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선언된 ‘서반구 패권 확립’, 트럼프식 먼로 독트린(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 배제와 고립주의 강조)의 부활을 무력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마약 소탕 등의 표면적 이유 뒤에 더 큰 전략적 맥락, 에너지·지정학 경쟁이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은 NSS에서 중국을 “미국의 이익과 국제질서를 체계적으로 재편하려는 유일한 경쟁국”으로 규정했고, 중남미와 카리브해를 포함한 서반구를 “중국·러시아의 전략적 확장에서 반드시 차단해야 할 핵심지역”으로 명시했다. 중국이 “에너지·인프라·금융을 매개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미국 본토 안보와 직결된 위협이란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처이자 위안화 결제·에너지 차관·군사 협력의 거점으로 활용돼 왔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마두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와 만나 에너지 지원과 관련해 협의한 직후 이뤄졌다. 중국은 미국의 공격 직후 즉각적인 비판이 쏟아낸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구실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했다는 것으로, 중국의 전략적 위기의식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남미에서 일어난 이번 사태가 한반도 정세에 암시하는 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무력을 동원한 미국의 마두로 생포가 미·중 갈등과 무관치 않고, 군사 행동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기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극동문제연구소)는 미국의 군사작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실존적 위협’과 ‘핵 집착의 정당화’라는 두 가지 강력한 메시지를 동시에 던질 가능성이 있다”며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기술과 정밀 타격 능력을 목격한 북한이 이를 억제할 유일한 수단으로 핵무기에 의존하는 등 심각한 인식과 대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