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중국 베이징 한 호텔에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내 전문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은 한국이 중국에 대해 재평가할 수 있는 계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중국을 기술선진국으로 인식한다면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잔더빈 상하이국제경제무역대학교 한반도 연구센터 소장은 4일 중국 펑파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중한간 산업 경쟁이 심화되고, 양국간 경제 무역 관계는 상호 보완적인 수직적 분업에서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관계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잔 소장은 산업적 관점에서 볼 때, 한중간 산업 상호보완성은 과거의 '산업 간 상호보완성'에서 이제 '산업 내 상호보완성'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산업 내에서도 한중 양국은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상호보완성이 있다는 것이다. 잔 소장은 “중국을 소비시장으로만 보고 완성차 판매에만 집중하는 낡은 생각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한국이 사고방식을 바꿔 중국을 여러 분야의 기술 선도국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잔 소장은 "한국도 중국으로부터 배우고 중국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며 "전통 산업 외에도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과 서비스 분야는 중한 협력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잔 소장은 "여러가지 이유로 지난 6년간 중한 고위급 교류가 정체됐다"며 "이는 양국 간 경제·무역 교류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한국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 약화되고 윤석열 전 정부가 '가치외교'를 표방하며 중국발 리스크를 과도하게 부각한 결과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한국 기업의 존재감도 한층 약화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방중이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이 중국 시장을 다시 인식하고 중국에 대한 이해를 재조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그는 말했다.
잔 소장은 미중간 지정학적 경쟁 속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중국과의 탈동조화 같은 정치·경제적 압력을 받았음에도 한중간 경제무역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의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고, 다만 양국간 무역 구조에 변화가 생겼을 뿐이라는 것.
그는 “중한 양국은 모두 대외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 다자간 무역과 개방적 자유 무역을 지지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만큼, 양국 모두 긴밀한 협력을 통해 외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처하고자 한다”며 “특히 미국이 외부 불확실성을 고조시킴으로써 한중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이틀째인 5일 오전 베이징에서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열린다. 한중 양국 경제계 대표 인사들이 상호 교류하면서 제조업, 소비재, 서비스 등 분야에서 새로운 경제 협력 영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자리에는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한 한국 경제사절단 200명이 참석한다. 중국측에서도 CATL(배터리), 시노펙(중국석화), TCL(가전), 싸이리스(전기차), 텐센트(인터넷), ZTE(통신) 등 기업 총수들이 참석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를 인용해 "이번 행사에는 약 400명의 참가자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