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올바른 리더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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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뷰] 올바른 리더의 역할을 기대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방해 혐의 등으로 지난해 말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다. 그는 이 사건 재판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비상계엄 선포의 원인을 당시 야당의 책임으로 돌리고, 또 비상계엄 선포의 사유를 국민을 깨우기 위해서였다는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했다. 자신이 법률가 출신인데도 공수처의 내란 인지 수사를 "코미디 같다"면서 형사·사법 체계를 무시하는 행태도 여전했다.  

무엇보다도 비상계엄 직후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던 떳떳함은 온데간데없이 일부 재판 과정에서 책임을 부하에게 돌리려는 취지의 발언은 참으로 뻔뻔한 리더라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 방해 외에도 다수의 재판이 남은 만큼 법원은 오는 16일 정말 엄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오직 기록과 증거, 형사 법리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변호인단의 바람에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법원은 남은 모든 재판을 통해 우리나라가 확고한 법질서 체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국가원수라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리더의 자리에 아무런 정치 철학 없이, 아무런 정치 능력 검증 없이 그 역할을 소화할 수 없는 자가 오르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알려야 한다.  

대통령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다. 다소 경험이 부족할 수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 주어진 지도력을 잘 발휘해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알아가려 하고, 때로는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반대 진영의 인사라도 불러들여 통솔하는 모습까지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올바른 대통령의 역할이다. 우리 국민은 지난 1년 동안 그러한 정반대의 사례를 직접 겪은 후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가 정상화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직전 국가원수의 실정에 따른 영향일까. 우리는 새 정부 출범 후 생중계를 통해 처음으로 보게 된 업무보고 과정에서도 공직 사회 내 올바르지 못한 리더의 사례를 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에 대해 "권한은 행사하면서 자리가 주는 온갖 명예와 혜택은 다 누리면서도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정말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닌가. 그건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도 어떤 역할도 맡아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적확하게 표현했다.  

굳이 업무보고를 시청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무책임하고 무능한 리더의 사례는 우리 일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업무보고와 그 이후에 드러난 것처럼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채 업무를 내버려두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은 물론 누군가의 지적을 받아도 오로지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리더가 가까이 있을 수 있다.  

새해에 들어서기 직전 대통령의 집무실 위치와 명칭이 대통령실에서 청와대로 공식 변경됐다.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발생한 혼란을 잠잠하게 하기 위한 지난 6개월간의 국정 연속선상에서 이 역시 지난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는 절차 중 하나라고 본다. 물론 현시점 기준의 국정 성과가 완벽한 평가를 받을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대다수 국민이 인정할 정도의 국정 성과를 입증한다면 지금보다 퇴임쯤 더 후한 평가를 받을 리더가 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다.  
 정해훈 정치사회부 차장정해훈 정치사회부 차장
아주경제=정해훈 기자 ewigju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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