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시간, 300만원”…요즘 부모들, 아기 머리에 이걸 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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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시간, 300만원”…요즘 부모들, 아기 머리에 이걸 씌운다
안 하면 늦는다는데…병원 대기실 풍경이 달라졌다
서울의 한 소아 재활의학과 외래. 평일 오후 시간대인데도 보호자와 영유아로 대기실이 가득 찼다. 유모차 옆에는 헬멧 가방이 놓여 있고, 진료를 앞둔 보호자들은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본다. 간호사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기 전, 헬멧을 하루에 얼마나 착용했는지부터 묻는다. 보호자들은 메모 앱에 적어둔 시간을 하나씩 확인한다.

두상 교정 헬멧 착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병원 대기실에서 두상 교정 헬멧을 착용한 영유아를 보는 일이 예전보다 눈에 띈다는 말이 나온다. 육아 관련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착용 후기와 비용, 하루 착용 시간에 대한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가 주요 화제가 된다. 헬멧 가격은 개당 200만~3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착용 시간은 대부분 20시간 안팎을 권장받는다.

◆“지금 아니면 골든타임 놓친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사두증 진단을 받은 영유아는 2010년 409명에서 2024년 1만100명으로 늘었다. 진단 사례는 5세 미만 영유아에 집중돼 있다.

다만 의료진들은 이 수치만으로 두상 변형이 급격히 늘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의 두상은 흔했지만, 병원을 찾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며 “진단 기준과 인식이 달라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두증은 영유아가 같은 자세로 오래 누워 있거나 특정 방향을 반복해 바라볼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뒤통수 한쪽이 납작해지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목 근육 문제로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사경이 함께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SNS서 퍼진 ‘헬멧 인증’, 부모 불안 키웠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생후 6개월 된 아이의 두상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검사 결과 설명보다 헬멧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심한 편은 아니라는 말을 들었지만,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고 했다.

치료 여부와 방법은 상이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의료진 내부에서도 접근 방식에 대한 의견은 나뉜다.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두개골 봉합선이 조기에 닫히는 질환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세로 인한 변형의 경우에는 성장 과정을 보며 경과를 지켜보는 선택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말 다 써야 할까? 의사들 판단은 엇갈렸다

경미한 두상 변형의 경우에는 생활 습관 조정만으로도 호전되는 사례가 있다.

아이를 눕힐 때 머리 방향을 번갈아 바꾸거나, 깨어 있는 시간에 엎드려 노는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 주로 권고된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헬멧 치료를 고민하다가 경과 관찰을 택했다. 이씨는 “몇 달이 지나면서 눈에 띄게 차이가 줄었다”며 “결과적으로 헬멧은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두상 변형이 의심될 경우, 헬멧 상담에 앞서 소아청소년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료가 필요한지,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는 아이의 성장 단계와 현재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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